
장르영화는 처음부터 호불호를 가지고 시작할 수 밖에 없어요. 포장은 생소하더라도 내용물이나마 익숙해야 대중성을 확보할테죠. '지중해산 트러플을 곁들인 북유럽풍 순대국' 이라야 괴식일테지만 뭔지는 아는거죠. 그러니 뻔한 클리셰로 시작해서 신파로 끝날 수 밖에요. 게다가 이런 장르는 처음이잖아요. 처음부터 정통 SF어쩌구를 기대하는것도 어렵죠. 물론 저쪽 동네 개척자들 보단 레퍼런스가 차고 넘치지만요. 암튼. 그렇게 욕먹을만한 것도 아니고 칭찬받을만하지도 않은, 처음치고는 그냥저냥...다음에 더 잘할 수 있겠지? 정도.

엄청 재밌는 영화는 아닙니다. 정치색이나 의리로 보기에도 그럴 내용도, 시기도 아니고요. 영화에 이념을 끼얹는 것 자체가 혐오스럽죠. 의리는 송강호를 데려다가 마약왕을 토해 낸 우민호감독이 지켜야죠. 우린 빚진게 없어요. 실화를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쉬운 선택일 수 있지만 어려운 작업입니다. 결말을 알고 듣는 이야기가 재밌기는 쉽지 않잖아요? 또 들어도 재밌는 건 이야기 자체의 재미가 이나라 이야기를 처음 듣는 누군가의 반응이 재밌는거니까요. 머리가 나쁜 케이스는 제외하구요. 영화는 이 단점을 대부분 이병헌의 연기로 상쇄합니다. 극을 이끌어가며 긴장, 몰입감, 당위성까지 가져갑니다. 대단해요. 우린 알잖아요. 한낱 잎새이는 '바람'에 쏟는 열정조차 범인들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생업인 연기에 대한 태도..

바쁜 영화예요. 전작이 싸놓은 똥도 치워야 하고, 새 캐릭터의 전사(前史)도 다뤄야 하고 주인공 동기부여도 해줘야하며 사라와 T-800간의 이야기도 해결해야했죠. 어쩔 수 없이 과감하게 생략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고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있을 수 밖에요. 터미네이터의 서사는 구조적으로 동일해요.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이야기의 피로도 역시 높아졌고요. 구조적 한계속에 시리즈를 이어가기 위해 성별을 바꾸고 선악 캐릭터를 뒤집고 심지어 제네시스에서는 존 코너를 악역으로 만들어야 했죠. 물론 실패했구요. '미래 전쟁의 시작'이 조금 낫다라는 평을 받는것도 다른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예요. 그나마 이야기도 이제는 큰 매력이 없어요. 세기말은 훌쩍 지났고 비슷한 영화들은 너무 많죠. 사실 1편의 장르는 SF가 아닌 스..

'조커'를 보던 날 예고편으로 나왔더랬죠. 예측되는 내용, 때깔, 편집 어느것하나 취향이 아니지만 오롯이 '천우희'배우의 얼굴을 스크린에서 보고싶다는 열망이 있었답니다. 보상은 충분했어요. 클로즈업이 유독 많더군요. 쉽게 잠이 오지 않는 새벽1시 감성에 때깔은 올드해요. 편집은 나른하구요. 미학적 장점도 없구요. 뭐, 단점만 있는 망작은 아닙니다. 적어도 뭘 말하려는지는 알겠습디다. 크게 무리한 전개도 없고, 톤의 일관성은 유지된다는 미덕도 있구요. 그냥저냥 보통의 재미없는 영화예요. 아무튼 꼭 영화관에서 보셔야 겠다고 생각하신다면 하루라도 빨리 보세요. 곧 내릴거거든요. * 혹시 '버티고'란 제목에 중의적 의미가 있는걸까요? * 동행해 주신 분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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